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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테슬라 AI, 뉴럴링크, 자율주행 사업모델

꾸꾸머니 2022. 10. 1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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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신사업개발팀 박시용님의 테슬라 코멘트 입니다. <한 사람의 굳은 의지>

얼마 전, 필요에 의해 테슬라 모델3를 구입하였다. 테슬라 차량과 관련하여 기존에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내용들을 직접 운행하며 느껴보니 새로운 관점으로 테슬라라는 회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되어 기록을 남겨 본다.

1.
얼마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날, 내 운전 인생 가운데 가장 많은 비가 퍼붓던 어두운 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차선이고 뭐고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도로의 차들은 용감한 몇몇 선두 차량의 비상 깜빡이만을 의존해서 달리는 상황이었다.
‘이거 차에 물 새는거 아니야?’ 라는 걱정의 단계를 넘어서 ‘집에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 라는 결심이 섰을때즈음 미친척하고 오토파일럿을 켰다.
전혀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앞 유리창 너머 상황과 달리 모니터에는 내 주변 차선과 차량들이 표시되기 시작했고 가야하는 방향의 차선에 맞춰 파란색 유도선이 뜨더니 차는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의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소감은 ‘곧잘 하긴 한다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였는데, 이번의 폭우를 겪고난 후에는 ‘인간이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에 기계가 더 뛰어난 케이스가 확실히 존재한다.’로 바뀌었다.

2.
오토파일럿 이외에도 자잘하게 기존의 양산차와 다른점이 많지만, 그 중 가장 신기했던 점은 깜빡이(방향지시등)의 소등 타이밍이었다.
차선 변경할때 잠깐 켰다가 끄는 그런 깜빡이 말고 좌회전, 우회전 또는 유턴을 하기 위해 깜빡이를 켜놓은 상태에서 좌회전 등을 하게 되면, 일반적인 차량은 마지막에 핸들을 풀때 ‘탁’하는 소리와 함께 깜빡이가 꺼지게 된다.
이는 스티어링 칼럼에 연결된 기어에 들어가는 토크를 인지해서 깜빡이를 소등시키는 원리 때문인데, 테슬라는 그런 ‘탁’하는 소리도 없을 뿐더러 그 깜빡이가 꺼지는 소등 시점이 일정치 않았다.
어떨때는 핸들이 조금만 풀려도 꺼지고, 어떨때는 좌회전을 마치고 핸들을 거의 직진까지 전부 풀어야 꺼지는 등 그때그때 달랐다.

그렇게 신기해 하다가 공통점을 찾게 되었는데 ‘내가 가려는 방향의 차선의 도달 시점’에 맞추어 깜빡이가 꺼진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차선에 일찍 진입하게 되면 일찍 꺼지고 회전 곡률이 커서 크게 돌아야 되면 그 만큼 나중에 꺼지고 있었다.
물론 나의 경험만에서 도출한 생각이라 확실하지 않아 관련된 내용을 해외 포럼 등에서 뒤지던 중, 어떤 유투브 컨텐츠에 달린 테슬라에서 근무한다는 사람의 댓글을 보았는데 ‘테슬라 플레드 이후의 모델에서는 깜빡이 소등기능이 차선을 스스로 인식해서 차선을 넘거나 교차로에서 회전시 방향지시등이 전자식으로 소등된다’고 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어렸을적 꼬마 시절 운전하시는 아버지 뒷자리에서 우리집 쪽으로 좌회전 하기 전에 켜지는 왼쪽 깜빡이를 보며, 아버지가 직접 깜빡이를 넣는다는 사실을 모른채 ‘어떻게 차가 왼쪽으로 가면 우리집 있는지 알고 왼쪽 깜빡이를 켜요?’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만약 저 유투브 댓글의 말이 사실이라면 오토파일럿은 물론 깜빡이의 소등같은 사소한 기능 하나하나까지 전부 자율주행을 염두해두고 동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이러한 모든 사소한것들이 미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이는, 테슬라 차량의 UI/UX가 사람이 운전하라고 만들어진게 아니라 자율주행용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아직 자율주행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것은 오토와이퍼 기능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는데, 테슬라는 다른 양산차량처럼 레인센서가 없어 몇년전까지 오토와이퍼 기능이 없었다. 그런데 OTA로 차에 달린 카메라에 빗방울이 감지되면 그 양에 따라 자동으로 와이퍼의 속도를 조절하게 업데이트 되었는데, 이 오토와이퍼가 동작하는걸 보면 인간인 내가 보기 편하게 닦는게 아니고 자율주행용 오토파일럿 카메라가 힘들면 닦는 느낌이다. 사람이 불편을 느끼는 시야와 다르다.

이렇게 기존 자동차 안에서 행해졌던 일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행관련된 UX는 이질적인 반면에, 운전과 연관되지 않은 그 외의 것들에서는 매우 만족도가 높아진다.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비교할 대상이 없는 사운드 스피커의 퀄리티를 비롯해 조만간 스팀게임이 들어온다는 엔터테인먼트 기능 및 공조시스템이 유지되는 캠핑 모드 등 차안에서 무언가 소비적 행위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기능들이 마련되어있다.

4.
이 모든것이 바라보는 꼭지점은 ‘최대한의 매출 증대’이다.
몇일 전 일론머스크가 자율주행 기능인 FSD의 가격을 1만2천달러에서 1만5천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차를 구입하고도 아반테 가격을 더 내야 자율주행 기능을 오픈시켜주겠다는 것인데 예전부터 일론머스크는 FSD의 가격이 1억원을 넘을것이라 주장해왔다.

이는 테슬라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 수준에 이르게 되면 차량 주인은 본인이 사용하는 시간 이외에는 차를 무인으로 운행하여 우버와 같은 로보택시 서비스에 가입하고, 차주는 1년에 최대 3만달러의 수익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을 근거로 한 것이다.

물론 테슬라도 중간에서 로보택시 수수료를 받아갈테고 이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우선 하드웨어는 시중에 판매해 놓고 소프트웨어인 자율주행 기능이 완성될때까지는 운전자 친화적이지 않은 UX를 감수하며 사용자들이 하드웨어를 운행하길 바라는것이다.

5.
이 외에도 로보택시 말고 자율주행을 통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이 또 있는데, 바로 테슬라 차량을 ‘움직이는 보조배터리’로 만드는것이다.

테슬라는 차량 말고 에너지 사업도 같이 하고 있는데 VPP 사업(가상발전소 Virtual Power Plant)도 그 중 일환이다.
VPP를 통해 분산되어 있는 에너지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통합하여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해서 효율적인 에너지공급을(싸게 저장했다 비싸게 팔아먹는) 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에서는 가정에 설치하는 파워팩(대형 보조배터리), 상업시설에 설치하는 메가팩(초대형 보조배터리) 등을 판매하여 이 VPP의 그리드에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전기자동차도 이 그리드에 포함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국 4인가구 기준 일평균 전력 사용량이 10kWh인데 모델3롱레인지 기준 80kWh의 배터리 용량을 갖고 있으니 차량 한대한대가 매우 큰 용량을 가진 이동식 보조배터리인 셈이다.
이 차량들이 자율주행으로 돌아다니게 되면, 전기가 쌀때 충전해서 비쌀때 다른 지역에  자동으로 이동해 가져다 파는 비즈니스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을것이다. 어쩌면 로보택시의 그것보다 더 매출액이 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6.
사실 차가 혼자서 자율주행을 하던 말던, 일론머스크 그의 목표인 청정에너지 및 우주산업을 통한 문명의 보전과는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인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더 예쁜 디자인, 더 좋은 승차감을 가진 차를 많이 찍어내는것이 더 빠른 길일수도 있다.

그러나 놀라운점은, 그는 단순히 차를 많이 판매하는것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시켜 기존에 팔아놓은 차량을 전부 다 새로운 돈벌이로 재사용하겠다는 웅장한 계획을 하였고 이를 실제로 실행시키고 있다는것이다.

심지어 이 무수히 늘어나게될 자율주행차를 기존에 도로체계가 수용할 수 없게 될때(차주가 사용안해도 혼자서들 돌아다니면 도로가 미어터질테니)를 대비해 땅을 파서 도로를 만드는 회사인 보링컴퍼니도 설립하였다.

7.
이 모든것들이 일론머스크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돈을 벌어주는 일로 집결되고 있다.
테슬라, 스페이스X, OpenAI, 보링컴퍼니, 뉴럴링크, 트위터 등의 사이즈가 커지면 커질수록 피해갈 수 없어보인다.
아마도 인류는 한 사람의 굳은 의지에 등떠밀려 반강제로 지구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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